바닷가 근처나 갯벌, 혹은 해안가 인접 산에서 붉은빛을 띠는 게를 발견했다면 십중팔구 '도둑게' 아니면 '붉은발말똥게'일 확률이 높습니다.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 이 두 종은 언뜻 보면 겉모습이 붉은 색상이기 때문에 매우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생태적 특징부터 법적 보호 지위까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친숙한 반려동물이고, 다른 하나는 함부로 잡으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인데요.

제가 이 두 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도둑게에 대해서 영상과 블로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들을 찾아보다가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에 대한 사진과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두 종이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며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를지에 대해 먼저 궁금증을 갖더라구요.
이렇게 저희 아이처럼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자연을 관찰하는 재미를 더하고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의 공통점 및 결정적인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두 게의 흥미로운 공통점: 바다를 떠나 뭍으로 향하다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는 모두 사각게과(Sesarmidae)에 속하는 친척 뻘입니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완전히 물속에서만 사는 일반적인 해양 게들과 달리, 육지 생활에 매우 잘 적응한 반수생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 붉은색의 포인트 컬러: 두 종 모두 이름이나 외형에서 알 수 있듯 껍질이나 부속지(다리, 집게)에 강렬한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두 마리를 나란히 두고 보아도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산란기의 바다로의 회귀: 평소에는 뭍이나 습지, 심지어 산속에서 지내지만, 번식기가 되면 알을 품은 암컷들이 일제히 바다로 이동합니다. 알을 바닷물에 털어 넣어 부화시키는 '포란' 과정은 두 게가 공유하는 진화의 흔적이며, 이 시기에는 해안가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안타까운 공통점을 가지기도 합니다.
- 놀라운 생존력과 아가미 호흡: 물 밖에서도 호흡할 수 있도록 아가미에 수분을 머금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입 주위에서 거품을 내며 숨을 쉬는 모습을 종종 관찰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 차이점: 외모, 서식지, 그리고 법적 지위
이 둘은 겉보기엔 비슷한 붉은색 게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생태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① 외모와 이름의 유래
- 도둑게: 이름부터 매우 독특합니다. 해안가 민가에 몰래 들어와 밥솥의 밥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훔쳐 먹는다고 하여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죠.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은 등갑(등딱지)에 선명하게 새겨진 '웃는 얼굴(스마일)' 모양의 홈입니다. 또한, 집게발이 유독 붉고 크며 매끄러운 편입니다.
- 붉은발말똥게: 말똥게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다리에 붉은빛이 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흙이나 진흙 냄새, 쿰쿰한 말똥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도둑게와 달리 집게발보다는 걷는 다리(보각) 쪽에 붉은색이 넓게 분포하며, 등딱지는 스마일 마크 없이 거칠고 울퉁불퉁한 편입니다.
② 서식지와 식성
- 도둑게의 산악 생활: 도둑게는 사각게과 중에서도 육지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종입니다. 바다에서 제법 떨어진 해안가 산기슭, 숲속의 흙을 파고 살며, 심지어 나무 위를 기어오르기도 합니다. 잡식성으로 식물의 잎, 열매, 죽은 곤충, 인간이 남긴 음식물까지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 붉은발말똥게의 기수역 의존: 반면 붉은발말똥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 그중에서도 하구의 갈대밭이나 진흙 갯벌에 구멍을 파고 서식합니다. 주로 갈대의 잎이나 갯벌의 유기물, 부식질을 먹고 살기 때문에 건강한 연안 생태계를 유지하는 청소부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③ 극명히 갈리는 법적 보호 지위
이 두 종을 헷갈려서는 안 되는 가장 치명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도둑게 (반려동물): 개체 수가 풍부하여 현재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육 난이도가 낮고 귀여운 스마일 마크 덕분에 대형 마트나 수족관에서 '스마일크랩'이라는 이름의 애완용 게로 쉽게 분양되고 있습니다.
- 붉은발말똥게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무분별한 갯벌 매립과 하구 연안의 개발, 갈대밭 훼손으로 인해 서식지가 급감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붉은발말똥게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법적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만약 야생에서 이 게를 도둑게로 착각하여 채집하거나 훼손할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거운 벌금이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도둑게 vs 붉은발말똥게 핵심 비교
| 구별 포인트 | 도둑게 | 붉은발말똥게 |
| 등딱지 무늬 | '스마일' 모양의 웃는 표정 홈이 있음 | 무늬가 없고 표면이 거칠고 울퉁불퉁함 |
| 색상 집중 부위 | 집게발이 강렬한 붉은색/주황색 | 걷는 다리(보각) 마디마디가 붉은색 |
| 등딱지 질감 | 매끄럽고 광택이 나는 편 | 어두운 갈색이나 검은색이며 탁한 느낌 |
| 서식지 | 해안가 가까운 산이나 숲, 민가 |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강하구 갈대밭 |
| 법적 지위 | 일반종 (채집 및 사육 가능) |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채집 금지) |
마무리하며: 올바른 인식과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

도둑게와 붉은발말똥게는 진화의 신비를 보여주는 훌륭한 생태 자원입니다. 하지만 연안 개발과 기후 변화, 그리고 도로 건설 등으로 인해 이들의 생존이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갯벌이나 바닷가 근처에서 붉은빛이 도는 게를 마주친다면, 무작정 잡기보다는 눈으로 먼저 관찰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그 게의 다리가 붉고 등갑이 거칠다면,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소중한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아름다운 해안 생태계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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